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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 / 임희경
김순조 기자 | 승인 2023.11.13 20:27

        엉겅퀴

                                임희경

서러운 눈물 고인 상처
가시가 되고

매운 바람에 넘어진 자리
가시가 되고

눈물은 바람이 되고
바람은 눈물이 되고
가시는 가시를 만들더니

눈물보다 눈부신
바람보다 향기로운
가시보다 보드라운

꽃이
내 안에
피었다

 

―작가노트
삶의 무게에 짓눌려 힘겨운 일상을 지내고 있을 때, 길가에 핀 손톱만한 들꽃이 내 자신처럼 애처롭게 다가왔다. 어느 날, 새벽이슬 머금은 닭의장풀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연보라색 꽃잎이 보석 박힌 실크처럼 빛나고 있었다. 겨우 반나절을 폈다 지는 닭의장풀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최선으로 찬란하게 살고 있다. 우주의 시간으로 보면 우리의 삶은 닭의장풀의 반나절보다도 짧다. 그때 한바탕 꿈과 같은 삶을 들꽃처럼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지만 큰 울림을 준 꽃들에게 감사하며, 그런 마음을 들꽃 연작에 정성스레 담았다.

그러한 감사와 기쁨은 연꽃 연작으로 이어진다. 연꽃은 흙탕물을 거름 삼고 연못에 흐르는 깨끗한 물줄기의 산소 덕에 우아하게 피어난다. 그런 연꽃은 내가 닮고 싶은 모습이었기에 연꽃 연작을 시작하였다. 이 작품들은 삶의 파도와 인고의 시간을 흐르는 물처럼 기꺼이 끌어안고 얻은 기쁨, 꿈을 향해 나아가는 Dreamer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특히, 연꽃 연작은 중국현대문학을 공부하면서 깊이 알게 된 위화의 작품 속 주인공과도 닮았다. 그의 작품은 중국에서 오랜 이방인 생활로 힘겨워하던 나를 일으켜 세워 주었다.

그의 작품 <살아간다는 것>, <허삼관매혈기>는 현대 중국인의 고난 연대기이다. 아내와 자식을 모두 먼저 보내고 홀로 남은 노인, 피를 팔아 삶을 이어 갈 수밖에 없는 남자는, 그래도 살아야 한다고, 그것이 삶이라고 위로해 준다. 그들은 순례길 같은 인생을 긍정과 수용의 자세로 살아간다.

한바탕 비바람이 몰아친 다음 날, 언제 그랬냐는 듯 눈부신 햇살 속에 당당하게 만개한 연꽃도 위화작품의 주인공처럼 나에게 위로의 꽃으로 뭉클하게 다가왔다. 연꽃을 그리며 위로와 희망의 에너지를 얻는다. 그런 작품을 통해, 자기만의 꿈을 품고 묵묵히 걷고 있는 분들에게 그 여정의 끝에 기쁨이 기다리고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그대의 오늘도 연꽃처럼 찬란히 피어나길 바란다.

 

①엉겅퀴 ②닭의장풀 ③자주달개비 ④연꽃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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