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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 문인과 문학,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 열려마지막 친일문인기념문학상… 동인문학상 비판
변자형 기자 | 승인 2023.11.04 23:56

친일문인을 기념하는 문학상을 비판하는 세미나가 4일(토) 오후 1시,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친일문인기념문학상 비판과 민족문학운동의 방향’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는 최강민 교수(우석대)의 사회로 4시간가량 진행됐다.

임헌영 소장(민족문제연구소)은 격려사에서 “오랜 시간 줄기차게 노력해온 끝에 중앙일보의 미당문학상(서정주)과 한국일보의 팔봉비평문학상(김기진)을 중단시켰고, 이제 조선일보의 동인문학상(김동인) 하나만 남았다”면서 “친일 전력을 상세히 살피며 현미경 역할을 다한 1기 활동이 목표를 달성한 만큼 2기 운동은 민족사 전체를 조망하는 망원경 역할로 확대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위상 연대활동위원장(한국작가회의)은 “차라리 ‘조선일보문학상’으로 이름을 바꾸어달라는 요청에도 조선일보는 요지부동이다. 하지만 이제는 소설가들도 독자의 눈치를 보면서 동인문학상을 꺼리는 모양새가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서 강민숙 시인과 박이정 시인이 자작시 「우리는 붉은 혓바닥을 기억한다」 「문학의 권위와 작가의 위상을 위하여」를 직접 낭송하며 세미나의 분위기를 띄웠다.

첫 발제는 이성혁 문학평론가가 ‘김동인의 소설 「백마강」에 나타난 내선일체의 논리’에 대해 발표했다. 이 평론가는 “소설 「백마강」은 백제가 (고대) 일본의 문화개화를 도와주었고, 일본은 (나당연합군의 공격으로) 백제가 위험에 빠졌을 때 군사적으로 도와주었다(백강전투)는 상호호혜의 역사를 보여줌으로써 내선일체가 조선인과 일본인이 평등하게 합체되는 것이라는 환상을 유포하는 효과를 심어준다”고 진단했다.

지정토론에 나선 박수빈 시인은 △소설 「백마강」의 연재본과 단행본의 차이에 대한 분석 △소설의 1차 사료인 일본서기와 삼국사기의 비교 △이성(봉니수-소가) 간의 애정보다 여성인물(봉니수-오리메) 간의 우정을 부각하는 의외성 등을 거론했다.

두번째 발제자 노은희 소설가는 ‘한 급수 낮게, 스스로를 팔다’를 통해 “친일행적이 뚜렷한 문인을 기리는 ‘동인문학상’은 현역작가의 역량을 증명하는 주요 문학상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현실에 굴복한 ‘한 급수’ 낮은 김동인과 대비해 친일정신에 오염되지 않은 김영랑·이육사·윤동주 등 ‘1급수’의 시대정신을 계승하여 후대에 본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여국현 시인은 △친일문학에 동조하는 작가들의 이기적 행위의 속내 △김동인 수필 「감격과 긴장」의 해석문제 △발제문이 표명하는 주제의 명확성 등을 제언했다.

세번째 발제자인 한명환 문학평론가는 ‘근대 강박과 괴물 주인공들 ― 김동인 문학의 정체성’을 주제로 △김동인의 근대성 비판 △김동인 문예의 출발점 △여성주인공과 인형조종술 △강박적 근대 욕망과 파시즘적 경향 △김동인 소설이 남긴 폐단들을 정리하였다. 한 평론가는 “김동인이 펼치고자 했던 근대 문예 선구자로서의 모색은 인생의 실패에 대한 보상심리에서 시작된 문학의 근대 미에 대한 개념 착오와 그러한 근대 선구자적 강박이 빚어낸 비극의 경로”로 해석했다.

안상원 교수(이화여대)는 지정토론을 통해 △김동인이 출판 과정에서 독자들을 동원하는 방식 △환경결정론과 인형조종술의 어설픈 결합 △이광수를 강하게 의식한 김동인식 역사인물들의 유형화 실패 분석 등이 흥미로웠다고 언급했다.

맹문재 교수(안양대)가 마이크를 잡은 3부 종합토론은 앞선 발제와 토론에 대한 부가 내용으로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문학연구회와 한국작가회의 연대활동위원회는 친일문인을 기념하는 문학상의 폐지를 위한 운동을 꾸준히 수행해오고 있다.

 

4일 오후,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동인문학상 비판 세미나’에서 한명환 문학평론가와 안상원 교수가 3번째 발제와 토론에 나서고 있다.

변자형 기자  asadan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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