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오피니언 오피니언
`몽돌 생각` / 하갑문
한국여성연합신문 | 승인 2023.08.18 22:58

        몽돌 생각
                                        하갑문

옛 부엌 한 구석에 할머니도 물려받았다는 몽돌 하나가 있었다

반은 냇가에서 
반은 부엌에 와서 둥글어진
매운 마늘이 갈리고
참깨가 고소해지는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하느라
닳고 닳아진

엄마처럼 
낯선 집으로 와서
더 단단해지고
더 작아진

추석이 되니
먼 추억이 추석 상에 가득 오른다
누렇던 몽돌이 반질반질해져서
맨 먼저 얼굴을 내미는



하갑문 시인은 지난해 첫시집 「텅 비었니 가득 찼니」를 출간하였다. 서정적이고 유려한 시어들이 조용하게 스며든다. 몽돌처럼 옛 부엌 가마솥 한쪽에 자리 잡고 있다.
반은 냇가에서 단단해지고 반은 부엌에서 갈고 닦았을 몽돌의 삶도 부엌살림을 지키던 엄마, 할머니의 삶과도 닮았다. 
절구에서 도마에서 마늘도 갈고 깨도 갈던 고소한 맛이다. 새댁이던 엄마도 땀방울 송글 맺히며 열심히 음식 만들고 시집살이에 둥글고 단단해져 갔을 것이다.
추석이면 엄마와 같이 떠오르는 몽돌 생각이다.

글. 김정조

 

한국여성연합신문  webmaster@kwanews.com

<저작권자 © 한국여성연합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여성연합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04537, 서울특별시 중구 명동길 80, 522호(명동2가, 가톨릭회관)  |  대표전화 : 02-3444-0535  |  팩스 : 02)587-0708
등록번호 : 서울, 아03927   |  등록일 : 2015.10.07   |  발행인 : 정찬영  |  편집인 : 변자형  |  청소년보호책임자 : 변자형
Copyright © 2023 한국여성연합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