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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경 ‘넋전’을 보다
김순조 기자 | 승인 2023.08.04 22:35

此身死了死了 (차신사료사료)  이 몸이 죽고 죽어
一百番更死了 (일백번갱사료)  일백 번 고쳐죽어
白骨爲塵土 (백골위진토)        백골이 진토 되어
魂魄有也無 (혼백유야무)        넋이라도 있고 없고
向主一片丹心 (향주일편단심)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寧有改理與之 (영유개리여지)  가실 줄이 있으랴 


― 양혜경 ‘넋전’을 보다.
한지에 종이사람을 오려 넣었다. 작품으로는 100여 사람이 있다 하는데 전시장에서도 각각의 표정 10여 사람을 훨씬 넘게 보았다. 전시회에 오기를 참 잘했다.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
남은 이생의 삶을 다짐하는 정몽주의 시 한 구절이 떠오른다.
나는 어린 시절에 할머니의 방을 자주 드나들었다. 바느질을 하는 할머니 옆에서 심심하게 화롯불을 쬐거나 실밥을 줍기도 했다. 문고리를 잡고 놀다가 창호지문이 자꾸만 뚫어졌다. 할머니는 이내 찬바람이 들어온다고 창호지 조각을 접거나 펴거나 하여 가위로 오려내었다. 마름모꼴 구멍이 듬성듬성하거나 촘촘히 생겨났다.

“아나. 이걸 구멍 난 문에 붙이라.”
그것이 바로 집안에 액운을 막아준다는 의미가 있다는 걸 양혜경 작가에게 듣게 되었다. 정말 고개가 끄덕여졌다.
전시장 에어컨 바람에 휘휘 날리는 휘장들에 새겨진 아름다운 꽃무늬도 정교하여 놀라웠다.

-다다프로젝트 2층전시장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7-13)

 

‘넋전’에 전시된 종이사람 부분을 촬영하다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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