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날짜: 2021.10.16
○인터뷰 장소: 수방 한국인 식당
○이주 연도: 1990 (31년 거주)
○생년: 1960 (62세)

남편이 말레이시아에 파견되어 동반해서 오게 되었다. 나는 아이들을 기르고 주말에 한국학교 도서관 사서로 봉사했다. 그때는 주재원이 많았고 주재원 부인들이 교사 봉사를 많이 했다. 교사가 60명에 달하기도 했다. 한국학교가 활성화되어 있었고 한국의 교과서로 국어, 사회, 수학 등을 그대로 가르쳤다. 딸과 아들이 어렸을 때 딸은 국제 학교, 아들은 중국계 학교를 보냈는데 주말에는 한국학교를 보냈다. 부족한 부분은 집에서 개인 과외(tuition)를 시켰다. 아이 둘 다 한국 대학에 12년 특례입학을 했다.  한국 학교의 혜택을 많이 봤기 때문에 아이들이 졸업한 후에도 한국학교 교사를 계속 했다.

초장기에 주말 한국학교는 암팡에 있었다. 건물이 없어 국제 학교 등을 빌려서 썼다. 학생 수가 증가하면서 600명이 넘어가기도 했다. 국제 학교들이 규모가 작아서 과학실을 교실로 쓰기도 했다. 수녀원 건물을 빌려 쓸 때는 마리아상을 깨서 문제가 생긴 적도 있었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학교를 빌려 쓰는 것이 애로가 많아서 건물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을 했다. 사이버자야로 학교가 옮겨가게 되면서 한국인들이 사는 지역과 멀어져서 학부모들이 돌아가며 통학을 시키기도 했고 학생 수가 많이 줄었다. 나도 교사 생활을 그만두게 되었다. 

― 배명숙, 서규원, 이규용 ｢말레이시아의 한국인｣

배명숙 기자  msbae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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