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날짜: 2021.10.16
○인터뷰 장소: 수방 한국인 식당
○이주 연도: 1990 (32년 체류)

1990년에 대우의 발령으로 말레이시아에 오게 되었다. 대우건설과 말레이시아의 인연은 1983년 대우건설 수방(Subang)공항 격납고 건설공사를 맡으면서 시작됐다. 이후 대우건설은 1992년 플라자 라키아트(Plaza Rakayat)와 1995년 비전시티(Vision City) 프로젝트 등 말레이시아의 랜드마크를 건설하며 입지를 다졌다. 특히, 2001년 대우건설이 완공한 77층 규모의 초고층 빌딩 텔레콤 사옥은 대나무의 새순을 형상화해 21세기의 성장과 번영을 추구하는 말레이시아의 염원을 표현하면서 말레이시아 건축 예술의 백미로 꼽히곤 한다.

90년대에는 한국인이 3,000명 정도 되었고 80%가 주재원이었다. 주재원들이 한인회 봉사를 했는데 나도 본사의 허락을 받고 한인회 봉사를 했다. 故 최송식 회장(1993~1998)을 모시고 한인회 임원을 6년간 했다. 故 최송식 회장은 가족 같은 한인회를 꾸리기를 원했다. 한인회의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주말에 차 트렁크에 한인회 행사 포스트를 싣고 다니며 붙였던 기억이 난다. 1997년 FIFA 세계 청소년축구선수권 대회가 말레이시아에서 열렸는데  한국식당과 현지 지사 등에 결승전 입장을 유도하는 벽보를 붙여 모처럼 말레이시아에서 벌어지는 한국팀의 축구경기를 많이 응원해줄 것을 당부했다. 축구 선수들의 숙소로 김치와 김밥을 갖다 주기도 하고 정말 열심히 했다.

재말레이시아한인회는 1965년 모임이 시작돼 1966년에 정원상 氏가 초대 회장을 맡았다. 쿠알라룸푸르를 포함한 클랑밸리 지역에서 주로 활동한다. 초기에는 의사, 건설 관계자, 개인적으로 이주한 한국인 등이 모이는 친목단체였다. 당시 비자 유효기간이 2주일밖에 되지 않아 싱가포르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재입국하는 방법을 취하기도 했다. 해외 투자가 늘어나면서 1988년경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인의 진출이 시작됐다. 상사 및 지사의 주재원과 가족, 건설현장의 근로자 및 직원과 가족 등 동포가 많이 늘어났다. 한인회는 1988년 말레이시아 정부에 정식으로 등록됐다. 한인회 사무실은 1988년 4월 10일 쿠알라룸푸르 중심가에 450㎡의 공간을 임대해 개관한 것이 처음이다. 말레이시아 한국인 사회는 장기 체류하는 한국인들과 3년 정도 체류하는 주재원 가족 등이 섞여 있었다. 한인회는 이를 감안해 회장, 부회장, 총무 외에 현지법인으로 이루어진 진출업체 이사, 지역 이사 제도를 도입했다. 한국인 사회의 단결과 통합을 위해 야유회와 체육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연 2회 친선골프대회도 열었다. 그 외에 어린이 미술·웅변·글짓기 대회, 바둑 대회, 장기 대회, 사진 전시회, 영화의 밤, 주부 백일장, 민속놀이마당, 불우이웃돕기 바자, 송년회 등의 각종 행사를 열었다. 1994년도 송년의 밤 행사에는 600여 명이 참석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송년의 밤에는 한국에서 ‘신라의 달밤’을 부른 현인 씨, 김흥국 씨를 초청한 적이 있었는데 교민이 모두 나서서 비행기는 대한항공에서 제공하고, 호텔은 여행사에서 제공하고, 식사는 한국인식당에서 제공했다. 4성 호텔을 빌려서 모두 한복을 입고 멋지게 했다. 한인회가 단합이 정말 잘 되고 모두 기꺼이 봉사했다.

한인회는 1988년부터 월간으로 ‘한인회보’를 발행했다. 후에 계간으로 바뀌었다. 20페이지가 되는 한인회보를 1달에 1번씩 만들기도 하고 체육대회도 열고 참 재미있었다. 말레이시아 이민사 특집, 현지 진출 기업인 소개, 동포 성공 사례 등 다양한 소식을 전했다. 처음에는 한자한자 등사지에 적어서 찍었다. 후에 서규원 씨가 컴퓨터 편집을 시작했다. 당시 편집인들은 편집 후기에 ‘충, 환, 준, 규’ 등의 이니셜만 적고 본인의 이름도 밝히지 않은 채 기꺼이 봉사했다. 사진코너에 실린 아이들의 옛 모습과 가족들이 기고한 글이 담긴 옛날 한인회보를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지금도 옛 동료가 주최하는 한국어말하기대회에 기꺼이 성금을 보태고 있다. 한인회보는 리플릿(leaflet) 형식으로 바뀌기도 하고 ‘코리안프레스’에서 맡았던 적도 있고 ‘메아리’ 등 다른 한인 언론이 생기면서 한인회보를 대치하게 됐다. 
조호바루 한인회는 조호주를 포함한 말레이반도 남부지역 한인회로2009년에 결성되었다. 기타 단체로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말레이시아지회, 재마대한체육회, 주말레이시아대한상공회의소 (KOCHAM), 한국인여성회, 코윈 등이 있었다. 교민언론사로 한나프레스, 코리안프레스, 이코노리빙 등이 있었다. 이외에 생활정보지로 글로벌 라이프(Global Life)가 있었고 벼룩시장과 말레이시아 교민정보가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종이 매체에서 인터넷 카페 마이 말레이시아(My Malaysia) 등으로 정보 매체가 변화하고 있고 최근에는 카카오 오픈 채팅방으로 더욱 분화되고 있다.

― 배명숙, 서규원, 이규용 ｢말레이시아의 한국인｣

재마 한인 축구 동호인회

배명숙 기자  msbae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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