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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과 정기예금
한국여성연합신문 | 승인 2023.04.10 07:32

지난 3월10일 미국 자산규모 16위(2118억 달러, 276조 원)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다. SVB는 미국 스타트업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에서 1983년에 설립된 은행으로 시스코, 에어비앤비, 트위터 등 엄청난 성장을 한 벤처기업과 함께 성장한 견실한 은행이었다. 한국의 은행들도 벤치마킹에 열을 올렸던 은행이다.

일반적으로 은행 부실이 발생하는 원인은 은행의 대출이 부실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IMF 이후 여러 은행이 문을 닫았는데 당시 문제가 됐던 것은 부실한 기업에 대출해준 돈을 회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SVB는 기업대출 규모도 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위험관리도 매우 훌륭하게 해낸 은행이었다. 벤처기업의 사업력, 기술력, 매출 성장성, 담보가치 등에 따라 대출 한도와 대출 이자율을 차등화했고, 우량 벤처 위주로 대출을 했는데 벤처도 돈이 많았기 때문에 자금 수요가 크지 않았다. 그래서 은행은 안전한 국채에 많은 투자를 했다.

그런데 왜 이 은행은 부실해졌나? 전문가들은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 SVB 투자자산의 만기불일치가 가장 큰 이유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보유하고 있는 장기국채의 채권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채권가격은 만기와 시중금리, 쿠폰금리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데 금리상승기에는 금리상승에 따라 채권가격이 크게 하락하며 특히 만기가 길수록 변동률은 더 커진다. 저금리 때 사놓은 미국 국채는 금리인상에 따라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미국연방준비위원회(FRB)가 인플레를 잡자고 올린 금리가 멀쩡한 은행을 잡은 것이다.

여기다 SVB의 채권 만기의 미스매치도 또 다른 이유가 됐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를 ‘듀레이션 미스매치’라고 한다.

 

SVB채권 만기구성(단위=10억 달러, 조세일보 2023.3.13에서 재인용)


듀레이션이란 채권의 자금이 회수되는 만기를 의미한다. 미국 장기채의 회수기간은 10~30년인데 고객에게 단기에 돈을 지급해야 한다면 급작스런 자금인출 요구에 응할 수가 없다. SVB도 고객의 자금인출 요구에 응하면서 급하게 미국 국채를 높은 금리로 할인 매각하면서 손해를 키운 것이다.

SVB 파산 사례는 개인의 금융 생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통 가계에서도 고금리를 추구하는 경향이 많다. 목돈이 있는 것을 고금리를 받을 요량으로 장기 예금이나 채권에 넣어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다 중도에 자금이 필요하게 되면 저가로 처분하게 된다. 또는 장기 투자 목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인데 이때도 중간에 돈이 급하게 필요해서 매도하게 되면서 손실을 보는 경우가 있다.

세상일은 알 수 없기 때문에 수익률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도 해지를 대비해서 자금을 쪼개서 투자한다든가 자금 소요를 예측하여 투자자산을 분산하는 것들이 필요하다. ―알베르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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