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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본 고다이바 영주 부인에 얽힌 전설 이야기
한국여성연합신문 | 승인 2022.09.30 21:12

인터넷에서 우연히 존 콜리어(John Collier)가 그린 그림을 보게 되었다. 너무나 매혹적이고 아름다운 누드화였다. 그림의 주인공인 고다이바(Godiva)에 얽힌 전설 이야기를 읽고 다시 보게 된 그림은 더 이상 화려한 누드화가 아니고, 희생과 고귀한 상징이 되어 가슴에 새기게 되었다. 희생적이고 고귀하며, 매혹적 아름다움으로 다시 태어난 고다이바 영주부인의 이야기는 미담으로 계속 살아서 세상에 본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설은 11세기 영국 잉글랜드 중부지역에 위치한 코벤트리(Coventry)에서다. 그곳의 영주는 레오프릭(Leofric). 그의 부인이 고다이바이다. 시대상은 6세기 이후 유럽대륙에서 건너온 앵글로 색슨의 나라였다. 그러던 것이 8세기와 10세기에 북유럽 바이킹족인 데인(Danes)의 침략을 받아 11세기 초반 데인족의 왕인 크누드 1세의 통치를 받고 있었다. 데인족의 영국 통치는 농민계층의 몰락을 불러왔다. 이전에는 자유농민들이 어느새 영주(領主)의 땅을 빌려 소작농이 되었고, 날이면 날마다 징수하는 세금으로 견딜 수가 없었다. 런던에서 비교적 가까운 코벤트리도 전체 영국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코벤트리의 영주 레오프릭이 침략자 데인족인지, 앵글로 색슨족인지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농민들에게는 똑같은 침략자였다.

코벤트리의 가혹한 영주 레오프릭과 정반대 성격의 아름다운 부인은 가톨릭의 신실한 믿음을 가진 여인으로 힘들어하는 농노들을 대신하여 남편에게 세금을 낮춰달라고 간청한다. 그러나 가혹한 영주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벌거벗은 몸으로 말을 타고 나가 마을을 한 바퀴 돈다면 세금 감면을 고려해 보겠다”라고 한다.

여성의 몸에 대한 호기심과 성적 코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제나 가장 자극적인 소재일 것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여성의 몸은 생명 잉태의 이미지를 담고, 종족 보존의 본능을 일깨우며, 다산과 풍요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매우 존귀하게 다루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까지 상품화하며 미친 듯이 대량생산으로 헐값에 팔려 가는 세상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매우 엄격한 세상에서 영주의 제안은 감당하기 힘든 제안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고다이바 부인은 가련한 농민들을 돕고자 하는 진실한 마음으로 나체로 돌기로 결심을 한다. 농민들에게 그녀의 숭고한 결심은 한 줄기 빛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고다이바 부인이 나체로 마을을 지나갈 때 누구도 내다보지 않기로 한다. 그렇다면 정말 누구도 보지 않았을까? 코벤트리 마을의 양복재단사 톰이 마을 합의를 깨고 호기심에 그만 커튼을 들추어 부인을 훔쳐보았다. 그 순간 톰은 장님이 되었고, 지금까지 관음증 환자나 엿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피핑 톰(Peeping Tom)이라는 불명예의 대명사까지 되었다.

 

[좌] 존 콜리어의 「레이디 고다이바(Lady Godiva)」 1898, Herbert Art Gallery & Museum.  [우] 김보미의 「그 후 고다이바 영주부인」 2022.

 

위의 그림에는 고다이바 영주부인의 용기, 이타심, 관용, 고귀함이라는 훈훈한 스토리텔링을 갖고 오늘날까지 여러 화가가 그렸고, 벨기에 사업가 조셉 드랍스는 1926년에 초콜릿 브랜드로 기렸다.

2022년 한국에서 김보미 화가는 고다이바 영주부인의 헌신과 희생, 그리고 사랑을 담아 「그 후 고다이바 백작부인」으로 재현해내었다. 왼쪽 그림이 ‘세상의 죄를 짊어진 희생 제물’이라면 오른쪽의 그림은 ‘멋지고 건강한 모습으로 마을에 어려움은 없는지 돌아보는 수호천사’같다. 그래서 「그 후 고다이바 백작부인」으로 제목을 붙이지 않았나 짐작해본다. ―글: 유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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