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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베개 원두막` / 권오휘
김순조 기자 | 승인 2022.08.05 10:56

        돌베개 원두막

                                        권오휘

동네에서 좀 떨어진 돌배기
철길을 넘어서
바로 보이는
원두막

뼈대 있는 진돗개가
나 대신 밤을 세워
하늘의 별을 센다

비가 내리면
초가로 이어 낸 원두막 지붕 끝에
물방울이 톡톡
밭 가운데 오롯이 자리잡는다

수박이 가득한 밭은
하늘을 한껏 끌어다 놓고
별도 부족해
달까지 들여놓았다

멀리서 들리는 부엉이 소리
외롭지 않다고 혼잣말하며
기찻길에 귀를 대고
돌아오실 아버지를
기다리고 기다린다



어느 텃밭에서 수박꽃과 수박의 넝쿨잎을 보게 되었다. 참외꽃도 참 오랜만에 보았다. 반세기도 훨씬 지난 추억이 떠올랐다. 손톱이 아예 없는 뭉그러진 손을 내밀어 내가 건네던 꽁보리밥을 받았던 이가 있었다. 대문이 없던 우리집에 수시로 그런 사람들이 밥을 얻으러 왔었다. 그 심부름을 내가 했던 적도 있었다. 수박넝쿨의 잎이 그들의 손을 닮아있었다. 아득한 옛시절이 떠오름은 아프고 싸늘하다.
어느 여름날 아부지가 서울에서 지내던 언니, 오빠들과 기차를 타고 집에 왔다. 진돗개 후로키가 그들을 반겼다. 마을 뒤에 이성모티를 지나 산에 오르자 원두막이 있었다. 밭에 깔린 수박과 참외를 사서 한 아름씩 가슴에 안고 왔었다. 참외는 시원하게 먹으려고 우물에 넣어 두기도 했었다.

 

수박꽃과 참외꽃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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