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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트르타(Etretat)와 옹플뢰르(Honfleur)
최서현 기자 | 승인 2021.09.15 12:27

보통 파리를 중심으로 북서쪽으로 투어할 때 몽생미셸(Le Mont-Saint-Michel)을 목적지로 한다면 노르망디 해변의 작은 마을인 에트르타(Etretat)와 옹플뢰르(Honfleur) 두 곳을 들르면 지루하지 않고 몽생미셸에 쉽게 도착한다. 

에트르타는 파리에서 2시간 30분쯤 걸리는 마을로 프랑스 문인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의 배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또한, 화가인 모네, 시슬리, 부댕, 피사로 등의 인상파 화가들의 영감의 원천이기도 했던 아름다운 해변마을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바람이 어찌나 거세던지 차안에서 나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한참을 망설일 정도로 강풍이 심했고 비가 곧 내릴 것 같았다. 주민들도 안 보이고 약간은 황량하게 보였다. 아마도 날씨 탓인 듯했다. 하지만 용감한 트레커들은 저 멀리 보이는 회백색 석회암석 코끼리바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작은 어촌마을 치고는 거대한 코끼리바위가 웅장하며 자연이 만들어낸 풍광들이 예사롭지 않았다.

 

최고의 사진이다. 코끼리가 코를 물에 담그고 있는 모습.

 

시선을 저멀리 바다로 돌리는 순간, 지금은 먹구름이지만 햇빛이 비치는 맑은 날일 때는 황금빛 태양에 수시로 변하는 반짝이는 물결과 시시각각 변하는 오묘한 색깔들로 인상파 화가들을 매료시키기엔 충분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흐린 날에도 강풍과 함께 들며 나는 성난 파도와 파도가 내뿜는 생명의 에너지는 예술가들에게 무한한 대자연의 영감을 주기엔 차고도 넘치는 곳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상상의 나래만 펴고 겨울도 아닌데 한기가 몰려와 차안으로 들어갔다. 날을 잘못 잡았는가 보다.

 

옹플뢰르. 작은 어촌마을로 한쪽에는 요트들이 정착해있고 휴양지로 평온하다.

 

옹플뢰르는 에트르타에서 한 시간도 안 걸렸다. 예쁜 색깔의 빌딩이 아름답게 붙어서 늘어서 있는게 인상적이었는데 작지만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정박한 요트들로 봐서 휴양지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마을은 중세 바이킹족들의 삶의 흔적도 볼 수 있는 아담하고 조용한 어촌이었다.

점심은 항구의 옆 식당에서 홍합찜을 먹었다.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시장이 반찬이어선지 평범한 홍합인데 소스가 특별했던지 화이트소스가 맛있어서 게 눈 감추듯이 먹어치웠다. 옆에서 노부부가 와인을 한 잔씩 놓고 홍합요리를 즐기는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점심을 맛있게 먹은 후 마을을 둘러보았다 작은 마을이라 두 시간 정도면 충분했다. 조그맣고 예쁜 갤러리들, 길가에 서 있는 조각품들, 초콜릿가게, 소금가게, 사탕가게들을 밖에서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사과酒인 칼바도스가 유명하다지만 점심때 맛을 봤으니 초콜릿만 샀다. 포도보다 사과가 주생산지라 칼바도스州를 따서 이름을 그럼게 붙였단다. 옹플레르는 칼바도스州의 마을이다.

 

소금 무역항으로 유명했던 옹플뢰르 그래선지 소금을 이렇게 포장해서 팔고 있다.


 
또한 이곳 시민인 사무엘 샹플랭(Samuel de Champlain)이란 사람은 1600년대에 이곳을 떠나 캐나다 퀘벡에 정착해서 퀘벡시의 원조가 되었다는 기념비도 마을 중심건물에 새겨있었다. 이런 것도 이 마을의 자부심이다. 특히 옹플뢰르는 모네의 스승인 외젠 부댕(Eugene Boudin, 1824~1898)의 고향이고 그래선지 가장 오래된 목조성당을 부댕도 모네도 그렸다고 그림과 함께 성당앞 기념표시판으로 알려주고 있다.
 
또한, 시대를 앞서간 고독하고 외로운 작곡가 에릭 사티(Erik Satie, 1866~1925)의 박물관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바로 에릭 사티가 12세까지 살았던 곳으로 그가 즐겨 쳤던 피아노와 아꼈던 물품들이 전시되었다고 해서 기대를 잔뜩 안고 설레며 약간의 언덕길을 부지런히 올라갔다.벌 써 그의 짐노페디(Gymnopedie)는 입안에서 맴돌고 음표들이 날아다녔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매주 화요일은 휴관일이란다. Closed라는 푯말만 보고 뒤돌아서야 했다. 보통 월요일이 휴관으로 알고 있어서 자세히 살피지 않았음을 탓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채 몽생미셸로 향했다.

코비드19 팬데믹으로 불안함과 우울함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지나간 추억을 회상하며 글을 다시 정리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다. 어서 자유롭게 우리나라의 금수강산도 둘러볼 수 있을 때를 간절히 소원해본다.

 

생트카트린 성당으로 백년전쟁 당시 바이킹족이 유입되면서 목조로 지어진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단순 소박미가 특징이다.

최서현 기자  lavita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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