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최영효

언젠가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가리
그렇게 다짐하며 지느러미 세우고
도시의 유영을 끝낸
탈출기를 쓰고 싶다
싸구려 떨이로 팔릴 밤 늦은 좌판 위에
부레를 뒤집으며 노릿노릿 엮은 꿈들
절망도
희망과 함께 세간살이 이웃이다

검정말 방아깨비 짚신벌레 옛친구야
잊히지 않기 위해 흘러간 노래 부르며
서문엔 이렇게 쓰리

푸른 강에 가고 싶다

시인 최영효의 시를 읽으며 공감하는 곤충은 방아깨비다. 내가 어려서 살았던 곳은 논이 가깝게 있었다. 그 시절엔 방아깨비가 많았고 도랑이 있어 미꾸라지가 정말 친구였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논과 밭이다.
고향이 아니더라도 나도 시인처럼 어디론가 가고 싶지만, 틀에서 방금 찍어낸 따뜻한 붕어빵 봉투를 들고 버스정류장을 한두 곳 정도는 걸어가서 되돌아오고 싶다.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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