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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의 장미
김순조 기자 | 승인 2020.09.10 12:04

1995년쯤 워싱턴을 방문했다던 지인이 고흐의 장미 포스터를 나에게 선물했었다. 그림도 아닌 포스터를 선물하면서 이거 “비싼 거에요!”라고 했었다.

그러하여도 나는 세째아이가 네 살이었고 이웃의 아가도 돌보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육아에 맘이 바빴었다. 받은 그림은 옷장 위에 올려놓았었다.

아기돌보미를 3년쯤하고는 몸이 아파 쉬고 있었는데 문득 떠오른 고흐의 장미그림을 내려 쌓인 먼지를 털었었다. 포스터 전체가 눌려 꺾어졌었다. 시장 근처 액자집에서 액자의 테두리를 푸른색으로 주문했었다.

현관에서 바로 보이는 벽면에 고흐의 장미를 걸어둔 지가 십여 년. 이음새가 틀어지고 유리가 빠지려고 했다. 액자를 내리려는데 유리가 발등에 떨어질 찰나를 겨우 모면하기도 했었다. 바로 집 근처에 있는 화방에 전화를 했었고 사장님은 방문하여 액자를 가져갔었다.

나는 후에 화방을 들러 은색 테두리로 액자를 다시 주문했었다. 어영부영 제일 바빴던 날들로 십여 년이 지났고, 최근에 은색 액자 안에 골판지가 틀어져 화방에 다시 맡겼다.

가을맞이로 집에 도배를 하게 되었다. 셋째에게 소식을 전했더니 고흐의 장미그림그리기 원본사진을 보내었다.

“엄마! 이 그림을 완성하여 방에 걸으면 어떨까?”
“좋아.”

고흐의 장미그림은 코로나 블루인 나를 위로해주었다.
그림을 주었던 지인은 유나이티드 어메리카로 2000년쯤에 이민을 갔다. 새삼 고마움을 전한다.
셋째도 나에게 고흐의 장미를 그리게 해준다니 그 마음이 고마웠었다.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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