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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 매미
김순조 기자 | 승인 2020.08.20 14:52

베란다 방충망에 매미가 울었다. 얼른 달려가 매미를 사진에 담고, 남은 시간은 동영상으로도 20초 분량을 챙겼다. 맴맴맴 매에맴.
작지 않은 울음이지만 반갑기만 했었다. 동영상을 들여다보았다. 순간포착이 뿌듯했다.

매미가 알에서 깨어나려면 7년이 걸린다고 한다.
거푸 7년을 세번 꺽어 내려가면 21년 전이 되는데, 지금 사는 아파트는 우리 가족이 입주한 지가 25년쯤이 되었다. 그즈음 막내인 딸은 3살, 둘째아들은 10살, 큰아들은 14살이었다.

큰아이는 매미채를 들고 베란다로 나갔었다. 반대편 창문을 열고 매미채로 잡으려는데 매미는 순간 날아가 버렸었다. “아이구 놓쳐버렸네…”

“밖으로 나가서 잡아보자!”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 나무가 많은 중학교운동장으로 갔었다. 은행나무에서 센 울음을 우는 매미를 보고 나는 급한 김에 얼른 손으로도 덥석 잡았었다. 집에서 매미를 놓쳤던 아들의 그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아이들도 매미를 여러 마리를 잡았었다.

아이들은 신기하게 플라스틱 곤충채집통에 수두룩한 매미를 들여다보았었다. 집에 와서는 바로 매미를 밖으로 날아가게 했었다. 이미 죽은 매미도 있었다. 
기르던 붕어가 죽으면 나무 밑에 묻어 주었었다. 아이들은 죽은 매미를 들고 밖으로 나가진 않았었고 나도 무어라 건넨 말이 없었던 것 같았다.

나의 유년기에는 사과나무에서 매미를 채집을 했었다. 방학숙제로 곤충채집, 식물채집을 해서 학교에 가져갔었다. 까맣게 잊고 지냈던 기억들이었다. 

선생님이 점수가 좋은 친구들의 채집 상자들은 교실 뒷자리에 전시를 했었다. 개학을 하고 어느덧 한 주 이상이 지나면 과제물들을 돌려받았었다. 그때의 기억들이 쓰라리다. 매미의 날개가 부서져 있었다. 상자에 곤충들을 고정시켰던 핀이 빠져있었다.
자연환경지키기로 곤충채집 숙제가 언제부터인가 없어졌다.

낮에 방충망에 붙어 울던 매미는 키와 몸집이 제법 컸었다. 최근엔 매미의 울음도 구분하게 되었다. 높은 나무에서 합창을 하는 매미들의 울음은 쓰르르 쓰르르 쓰르르였었다. 얼마간의 간격을 두고 우는 매미들은 수서 부근 탄천에서 관찰되었었다.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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