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목) 오후 2시,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조선왕실 아기씨의 탄생 ― 나라의 복을 담은 태항아리’ 특별강연이 열렸다. 같은 이름의 특별전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된 특강이다.

첫 강연자로 나선 신병주 교수가 ‘조선왕실의 출산과 태의 의미’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깨끗이 씻은 태(胎)를 보관하는 태실(胎室)은 대개 태옹(胎瓮)이라 칭하는 항아리에 소중히 안치되었다. 태항아리는 풍수지리 사상에 따라 명당자리에 묻었는데, 왕실의 태를 봉안한 50~100m 사이의 낮은 산봉우리를 태봉(胎峰)이라 한다. 태봉은 태를 매장하고 아래에 재실을 지어 안태(安胎) 의식을 마무리하고 원형의 석물로 조성하여 특별 관리하였다.

지금도 경기도 연천군 죽면, 가평군 상면, 강원도 원주시, 경북 울진군 북면, 구미시 옥석면, 성주군 월항면, 경남 창원시 진동면, 양산시 원동면, 하동군 후천면, 부산 북구, 충남 서산시 운봉면, 금산군 추부면,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전북 익산시 삼기면, 완주군 구이면 등 ‘태봉’과 관련한 지명들이 다수 존재한다.

조선왕실에서 소용된 태항아리는 세조 13년(1467) 경기도 광주에 사옹원 분원 관요(官窯)가 설치된 후에는 분원에서 전담하여 제작하였다. 태항아리의 제작 연대는 굽 안바닥에 새겨진 명문(銘文) 등으로 파악할 수 있다.

주로 삼남지방에 집중되어 있던 태실은 일제강점기인 1930년을 전후하여 서삼릉 일대로 옮겨졌다. 이는 조선왕실과 백성들과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리고 식민통치를 더욱 강화하려는 일제의 정치적 의도가 작동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태를 묻은 태항아리는 국보급 문화재였기 때문에 상당수가 도굴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자박물관 김경중 학예연구사가 ‘조선왕실 태항아리의 제작지 - 관요(官窯)’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고궁박물관 측은 “생명과 그 근원인 태를 각별하게 대하였던 조선왕실의 출산과 안태문화를 소개하는 이번 전시가 생명 탄생의 귀중함에 대해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선왕실 아기씨의 탄생 ― 나라의 복을 담은 태항아리’ 특별전은 오는 9월 2일(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 2차 특별강연은 8월 9일(목)에 열린다.
문의: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02-3701-7643)

변자형 기자  asadan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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