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에 추천하고 싶은 책

이성적 사유보다 믿음에의 몰입이 중요시 되는 신앙사회에서 하나님은 어떤 존재인가, 나의 신앙관은 바르게 정립되고 있는가 하는 근원적 질문을 가져 본 적이 있는가. 만약 있다면 그 또한 어떤 의미인가.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 종교에 관심이 없는 사람 일지라도 삶의 의미를 근원부터 이해해보려는 시도를 해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질 수 있는 의문들이다. 그런 가운데 모두가 진실이라고 하는 것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것은 용기 있는 문제 제기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진실을 외면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라 진실을 제대로 보기 위한 작업이지만 자칫하면 그 진심이 왜곡되는 시선만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 그런 우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신’의 존재를 내면의 중심에 두고 오랫동안 신앙인으로 살아오면서 깊이 품어 온 의문을 털어놓은 작가가 있다. 김용희. 그는 익숙한 인식에 젖기 보다는 내면에서 올라오는 묵직한 의식에서 삶과 신앙의 근원적 해법을 찾아 새롭게 하나님을 만나는 과정을 책에 담았다.

저자는 “진리를 찾으려는 필부의 절박한 안타까움에 관한 이야기”며 “혼돈을 극복하고 답변을 찾으려는 시도”라며, 1부에서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심성의 갈등과 고뇌, 풀리지 않는 진리에 대한 갈등을 제기하고, 2부에서는 인간적 입장에서 진리에 대한 통념적 통합적 접근을 시도한 사견을 풀어 놓았다. 그리고 3부에서 성서 내에서 성서를 이해하는 측면이 아닌 인간의 상식으로 성서가 왜 성서다울 수 있는지에 대한 사유를 담으며, 진리를 찾고자 하는 열망과 자유를 향해 나아고자 하는 진실한 바람을 피력하였다.

이는 저자도 밝힌 바와 같이 인간을 창조한 하나님을 이해하고, 구원의 문제를 보편적인 성경적 해석으로만 인식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사유하는 인간으로서 하나님을 찾아보려는 역발상적, 코페르니쿠스적 시도인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는 차원이 아니라 오히려 필부의 내적 의혹과 질문, 사념 속에서 진정으로 열망하는 자유로운 신앙관을 정립하면서 하나님이 인간에 대한 사랑의 결과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있음을 진솔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이것이 개인의 사유와 사변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 더 이상 비상식성과 독선성으로는 진실한 신앙인을 만들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는 점과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종교의 위기를 인간 보편성과 이성의 보편성에 기해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순수한 신앙을 추구하는 이들이 자칫 외면 받을 수 있는 시대에 교단의 위기의식을 가지고 깨어있는 신앙의 길을 인도하는 종교인들과 진정한 기독교의 본질을 이해하고 삶에 적응할 길을 찾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열린 시선에 균형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희 지음, 도서출판 맑은샘(2014.05.26), 13,000원

이혜옥  79hye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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