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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사람들주항유·오정애 부부의 따뜻한 상장의례… 유일상조
이수정 인턴기자 | 승인 2020.06.28 23:20

시대의 변화 속에서 well-being에 이어 well-dying, 즉 삶에서 죽음으로 이어지는 장례의 문화 또한 변화의 흐름을 같이 하고 있음을 우리는 요즘 실감하고 있다. 금기시되었던 ‘죽음’이라는 화두는 결코 회피할 수 없으며,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대형 상조회사의 광고는 이제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세를 불려온 대형 상조회사들 속에 꿋꿋한 신념으로 작은 상조회사를 이끄는 한 사람을 소개한다.
바로 유일라이프의 주항유 대표다. 1992년 성당에서 호스피스 봉사를 시작한 이후 여태껏 봉사의 삶은 이어오면서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돕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인의 존엄을 위해 애쓰고 있는 주항유 대표를 만났다.
인터뷰는 서울 중구 명동 가톨릭회관 5층에 자리하고 있는 한국여성생활연구원에서 편안하고 넉넉한 웃음으로 진행됐다. 장례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분이라 조금은 무거운 분위기가 아닐까 우려하던 마음은 첫인상에서 느껴지는 주 대표의 부드러운 미소로 모두 날아가 버렸다.

대담ㆍ정리=이수정 기자

▶‘유일라이프’ 주항유 대표 (인터뷰)

―이수정 기자: 바쁘신데 어려운 걸음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표님!
주항유 대표: “아닙니다. 가톨릭 회관은 친근한 곳이라 이렇게 오래간만에 찾아오니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예전에 이곳(명동 가톨릭회관)에 호스피스 사무실이 있었거든요.“

유일상조(YOOIL LIFE) 주항유 대표는 장례업 종사자의 가장 큰 덕목으로 ‘인성’을 꼽았다.

―궁금한 점이 참 많은데 우선 유일라이프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먼저 말씀해 주시겠어요?
“네… 처음엔 제가 이 일을 하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1992년 화곡동성당에서 호스피스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 일에 보람을 느끼며 열심히 하고 있었지요. 당시 전 대한항공 시설관리 업무를 하고 있던 엔지니어였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아들의 친구가 혹시 시신 메이크업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 문의를 해왔는데, 그 일이 꽤 흥미롭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시신 메이크업을 배우기 시작했지요. 그러던 중 돌아가신 분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2010년 지금의 유일라이프를 만들게 되었지요.“

―제가 알기로는 장례사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그 당시에도 그다지 좋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그런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나요?
“맞습니다. 그때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그러한 분위기는 남아있어요. 악수를 청해도 악수를 거절하시는 분이 아직도 있는 걸요. 그리고 미사시간에 성체분배를 돕고 싶어도 꺼려하는 분들이 있어서 그 봉사는 아예 생각도 안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고 저는 이 일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확고한 생각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 인식 같은 것은 신경 쓰지 않고 있어요.”

―오정애 본부장님은 아내분이신 걸로 아는데 함께 일하시는 게 힘들지는 않으신가요?
“힘들다니요? 처음부터 같이 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고 의지해 왔기 때문에 이젠 없어서는 안 될 유일한 저의 직원이지요.(웃음)”

―그럼 다른 직원은 없으시군요. 
“네 굳이 필요 없어요. 저희는 이미 전문가이고 손발이 척척 맞기 때문에 굳이 다른 직원은 필요 없어요.”

―유일라이프가 다른 대형 상조회사들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점이 차별되는지 자랑 좀 해 주시지요.
“물론입니다. 저는 회사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다른 상조회사들처럼 고인을 값으로 매기려는 행동은 하지 않아요. 모든 게 돈으로 설명되는 요즘이지만, 저는 고인을 보내드리는 일만큼은 진심으로 정성껏 보내드리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선 저희는 다른 상조회사에서 하는 것처럼 사용 물품에 차등을 두어 돈으로 흥정하는 것이 없습니다. 물품을 선택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은 안 좋아하실지 모르지만 어떻게 보면 그게 상술일 수도 있는 거지요. 물론 모든 상조회사가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보내드릴 때도 빈부가 존재하는 건 좀… 그래서 저희는 정성껏 고른 물품으로 모시고 있고 선택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조문객들의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웃고 떠들고 다른 식당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전 그게 보기 좋더라구요. 그래서 조문객 식사자리에 고인의 사진이나 애용하던 물건 등의 유품을 전시해두고 조명으로 분위기를 살려 놓아요. 그러면 조문객들도 그 유품들을 보면서 고인과의 지난 추억들을 떠올리며 그리워합니다. 그뿐 아니라 장례의식 중 가장 중요한 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 입관식 때는 어떤 회사들처럼 생화를 조금 올려놓고 생화를 썼다는 생색 같은 건 하지 않아요.

(좌)유일상조(YOOIL LIFE)의 음악연주 서비스.  (우)유일상조 오정애 본부장이 고인의 관 위에 꽃송이로 “고마워” 글자를 수놓고 있다.

이건 한가지 예로 제가 낸 아이디어인데 이런 적이 있었어요. 관에 국화 꽃잎을 수북이 쌓아서 침대처럼 만들고 그 위에 장미꽃 송이로 ‘고마워’라는 글자를 써놓았죠. 그리고 입관식을 진행하기 위해 가족이 모였을 때 지난밤 꿈에 고인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셨다며 관 뚜껑을 열었어요. 그랬더니 ‘고마워’라고 쓰인 그 말 한마디에 가족들의 진심이 건드려졌어요. 물론 꿈 이야기는 제가 만든 거 이미 알지요. 그래도 그 한마디에 고인과의 못다 한 관계가 정리되고 회복되는 느낌을 전 받을 수 있었어요. 비록 작은 이벤트이긴 하지만 그래도 저희는 항상 고민하고 연구합니다. 

그리고 저는 고인들을 아름답게 보내고픈 마음에 서비스에 음악연주를 포함하고 있어요. 연주자가 있다 보니 비용의 차이 때문에 원하시는 분들만 해드리지만 그래도 음악이 함께 하면 고인 가시는 길이 훨씬 풍성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이러한 것들은 저와 저의 아내가 항상 연구하는 결과물들인 거지요.”

―고인을 위해 그렇게 항상 연구하시는 모습이 참으로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제가 듣기론 섹소폰을 연주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건 어떻게 배우게 되신 건가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고인을 보내드리는데 음악이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처음 배우게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클라리넷 연주도 배워서 하고 있지요.”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그걸 실천하고 계시군요! 그렇다면 대표님이 그렇게 자부심을 느끼는 이 장례서비스를 직업으로 가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것만은 꼭 필요하다라고 안내해 주실 사항이 있을까요?
“우선 이젠 장례서비스 국가 자격증이 있어요. 점점 전문화되어간다는 거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성인 것 같아요. 진심으로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 고인에 대한 또 고인을 보내는 가족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이 감동의 서비스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이는 45세 이전까지만 지원하면 좋을 듯합니다. 이건 제 생각이기보다 다른 상조회사들이 원하는 조건이지요.”

―그렇군요! 중요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요즘은 직업군이 많이 다양화되었고 장례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기 때문에 장례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질 거라 생각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우리나라가 지금은 남북으로 갈라져 있지만 앞으로 남북의 관계가 개선되고 왕래가 자유로워진다면 개성에서 상조회사를 운영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호스피스봉사와 장례서비스를 하면서 제가 느꼈던 모든 것들 그리고 만났던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겨놓고 싶어요. 항상 생각은 있었지만 실천은 아직 못했지요.”

―그러시군요. 원하시는 일들이 꼭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저도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책이 나오게 되면 제가 제일 먼저 달려갈 것 같은데요(웃음).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요?
“다른 특별한 말은 없구요. ‘하늘을 자주 보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그 한마디에 많은 뜻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좋은 말씀 정말 감사드리고 귀한 시간 할애해 주신 것도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고인과 유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유일상조(YOOIL LIFE)의 장례서비스

이수정 인턴기자  openpage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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