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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톨레도
최서현 기자 | 승인 2023.02.18 21:06
[위]톨레도 기차역 옛 수도답게 아름답다. 옆으로 기차역답게 길게 이어진다. [아래]톨레도 대성당… 카메라에 성당을 한 컷에 못 담았다.

 

톨레도(Toledo)는 스페인의 옛 수도로 유명 관광도시 중 하나이다. 기원전 2세기부터 로마의 자치도시였으며, 500년경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 시 서고트족이 이베리아반도에 침입하여 톨레도에 수도를 삼았고, 기독교 세력이었다가 700년경에는 이슬람제국이 침입하여 이슬람권에 있었으며 다시 11세기 초에는 기독교 세력으로 재편된다. 북부에는 이슬람이 늦게까지 득세를 하였지만 이곳은 기독교의 성지로 꿋꿋하게 지켜나가 결국 카스티야의 수도로 유지되었고 1500년경 수도를 마드리드로 옮기기 전까지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교묘히 어우러진 2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도(古都)이다.

성당 안의 스테인드글라스 바로 아래 聖畵 조각 예술품이 거대하다. 그들의 기독교 정신을 대변하는 듯.

마드리드에서 기차로 30여 분 만에 톨레도역에 도착, 역사는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졌으나 나중에 이슬람 양식으로 개축되어 눈에 띄게 아름다웠다. 택시를 잡아타고 성문 앞에 도착 일행은 광장으로 향하였다. 광장 벤치에서 숨을 고른 뒤 곧장 대성당으로 향했다.

성당은 고딕 양식으로 1493년에 완공. 겉모습은 화려하진 않았으나 규모는 엄청 커서 폰카로 한 컷에 다 담을 수 없으니 특별한 사진촬영 기술이 없어 난감했다. 이미 찬란했던 기독교 문화를 마주 대하고 주눅이 들어있는 상태라 태연한 척을 내심 하였지만, 성당 내의 수많은 성화와 성물들은 또다시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어디다 집중을 해야 할지 정신이 없었다. 코르도바 성당에서의 감동이 그대로 이어진다. 분위기는 세월과 종교의 무게감으로 엄숙하고 가라앉았지만, 성당 위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한 그 영롱한 빛은 신비하기만 했다.

그중 관광객이 몰려있는 곳에 나도 따라간다. 바로 엘 그레코(El Greco)의 ‘성의(聖衣)를 탈의하는 예수’ 그림 앞이다. 엘 그레코는 원래 화가 이름은 아니다. 그냥 그리스 사람이라는 이태리 말에서 나온 것이고 그의 이름은 도메니코스 테오토코폴로스(Domenikos Theotokopoulos)로 그냥 엘 그레코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졌다. 그리스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에서 화가 수업을 받고 톨레도로 건너와 사망할 때까지 톨레도를 사랑하면서 그림을 그렸던 화가이다. 훗날 피카소에게 영향을 주었으며 그의 그림은 그 당시 보기 드문 강렬한 원색을 사용하면서 종교화에 몰입하였다.

 

알카사르에서 바라본 톨레도 전경. 오른쪽에 타호강이 희미하게 보인다. 땅거미가 내려앉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림에 밝지 못하니 이 성당에서는 엘 그레코 한 사람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성당을 나와 내친김에 엘 그레코 박물관을 갔지만, 그날따라 수리 중이라 문이 닫혔다.

좁은 선물가게 골목을 다니다 눈에 띄는 가게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그곳은 중세 시대의 갑옷과 창들을 전시하고 파는 곳이었는데 이 또한 톨레도는 오래전부터 질 좋은 철이 생산되는 곳과 무관치 않았다. 또한 동네 조그마한 갤러리에서는 근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마을 변천사 사진 전시도 하고 있었다. 사진에서 그들의 종교적 역사적 자부심은 대단하게 느껴졌다.

현대에서 중세를 아우르는 톨레도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요새(알카사르)에서 모두들 사진찍기 바쁘다. 찍고 보니 어머니도 같은 장소에서 회갑 기념관광으로 유럽 투어하시다 이곳에서 찍으셨다. 바로 그 장소라니 포토존일 수밖에 없는 높은 곳이라 당연하다. 벌써 땅거미는 내려앉고 서둘러 내려왔다.

우리나라의 불교사찰처럼 스페인은 가톨릭의 본산으로 유서 깊은 성당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스페인에서는 성당밖에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대부분 패키지 투어를 다녀오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10일간의 스페인투어는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 한 곳밖에 제대로 볼 수 없는 기간이다. 그러니 이곳 역시 수박 겉핥기식이지만 중세 성곽과 건축물들과 아기자기한 가게들을 돌아보며 시공을 초월한 이 장소에 발자국을 남기고 그들의 숨결에 동참하면서 아쉬움을 달래본다.

 

골목의 작은 선물의 가게서 파는 진주 귀고리를 한 고양이 쿠션.

최서현 기자  lavita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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