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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빈 밥상` / 고두현
김순조 기자 | 승인 2022.07.25 22:20

            아버지의 빈 밥상

                                        고두현

정독도서관 회화나무
가지 끝에 까치집 하나

삼십 년 전에도 그랬지
남해 금산 보리암 아래
토담집 까치둥지

어머니는 일하러 가고
집에 남은 아버지 물메기국 끓이셨지
겨우내 몸 말린 메기들 꼬득꼬득 맛 좋지만
밍밍한 껍질이 싫어 오물오물 눈치 보다
그릇 아래 슬그머니 뱉어 놓곤 했는데
잠깐씩 한눈팔 때 감쪽같이 없어졌지

얘야 어른 되면 껍질이 더 좋단다

맑은 물에 통무 한쪽
속 다 비치는 국그릇 헹구며
평생 겉돌다 온 메기 껍질처럼
몸보다 마음 더 불편했을 아버지

나무 아래 둥그렇게 앉은 밥상
간간이 숟가락 사이로 먼 바다 소리 왔다 가고
늦은 점심, 물메기국 넘어가는 소리에
목이 메기도 하던 그런 풍경이 있었네

해 질 녘까지 그 모습 지켜봤을
까치집 때문인가, 정독도서관 앞길에서
오래도록 떠나지 못하고
서성이는 여름 한낮.



비가 오는데 동네 가까이 바다고기를 파는 곳엘 갔다. 손님들은 주로 모듬조개구이를 주문했다. 나는 서성이다 찌게 거리는 어떤 게 있나요? 라고 주방을 향해 소리쳤다.
있어요. 한 마리 드릴까요? 주인은 포장을 마쳤는데 그제서야 나는 물고기 이름을 물었다. 우럭이라고 했다.
곁들일 과일로는 농산물 가게에서 양평수박 반쪽을 샀다. 가게 총각이 계산대에서 포인트 적립을 위해 내 전화번호 뒷자리를 물으며 말했다. 달아요. 아주 단 맛이에요. 잡숴보세요.
여름휴가를 안가는 집식구를 위하여 시원한 맛들을 잘도 구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안녕로에서 본 바다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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