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월리엄 위즈워드

1
골짜기와 언덕 위를 높이 떠도는 구름처럼
외로이 헤매다가
문득 나는 보았네, 수없이 많은
황금빛 수선화가
호숫가 나무 아래서
미풍에 한들한들 춤추는 것을.

2
은하수 별들처럼 반짝반짝 빛나며
물가 따라 끝없이
줄지어 뻗쳐 있는 수선화 
나는 한 눈에 보았네,
수많은 수선화들이
머리를 살랑대며 흥겹게 춤추는 것을

3
수선화 옆의 물결도 춤을 추었지만
그 반짝이는 물결은
수선화의 기쁨을 따를 수 없었네,
이토록 흥겨운 친구와 어울렸느니
어찌 시인이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유심히 바라보고 또 보았노라
그러나 이러한 장관(壯觀)이
어떤 값진 것을 가져다주었는지
나는 미처 알지 못했노라.

4
이따금, 긴 의자에 누워
멍하니 아니면 사색에 잠겨있을 때
수선화들은
고독의 축복인 내 마음의 눈에 반짝이노라
그럴 때면 내 마음은 기쁨에 넘쳐
수선화와 함께 춤을 추노라

                Daffodils

                                William Wordsworth 

1
I wandered lonely as a cloud
That floats on high o'er vales and hills,
When all at once I saw a crowd,
A host, of golden daffodils;
Beside the lake, beneath the trees,
Fluttering and dancing in the breeze.

2
Continuous as the stars that shine
And twinkle on the milky way,
They stretched in never-ending line
Along the margin of a bay:
Ten thousand saw I at a glance,
Tossing their heads in sprightly dance.

3
The waves beside them danced; but they
Out-did the sparkling waves in glee:
A poet could not but be gay,
In such a jocund company:
I gazed---and gazed---but little thought
What wealth the show to me had brought:

4
For oft, when on my couch I lie
In vacant or in pensive mood,
They flash upon that inward eye
Which is the bliss of solitude;
And then my heart with pleasure fills,
And dances with the daffodils.

―

영어 교과서에 실린 월리암 워즈워드의 詩 수선화를 기억한다. 늘 새봄이면 수선화의 만개 소식이 아련한 학생 시절과 함께 떠오르기를 반세기라 해도 되겠다. 지난주 금요일에 검사했던 코로나 양성 결과로 자가격리 7일을 보내었다. 꾸준하게 약을 복용하느라 식사 한 끼도 거르지 않았다. 때로 과일을 먹었으며 요거트와 물도 마셨다. 매일 담당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가슴이 아프다가 습성기침이 사흘쯤 나다가 그마저도 닷새쯤부터는 멈추었다. 그사이 친구들의 아버님, 어머니의 부고를 세명에게서 받았다. 코로나 사망자 중에 요양원이 35%를 차지한다고 뉴스에서 그래프를 보고 읽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격리 해제 후엔 흙길을 걸어서 출근을 했다. 눈보라가 치고 진눈깨비마저 보게 되는 이른 봄철이 마냥 신기하고 아름답다. 흙길에서 냉이를 보았다. 뾰족한 돌멩이로 흙을 파보았다. 냉이 뿌리에서 나는 향긋함에 힐링이 된다. 옆에 있는 씀바귀의 여린 잎들을 살짝 건드려보기도 했다. 또 회양목의 여린 꽃들과 명자나무의 꽃봉오리도 예쁘다. 문자로 보는 코비드 소식에는 확진자 수십만이 넘는다. 산수유꽃들이 아파트 화단이며 작은 공원에도 피었다.
환절기 찬바람에 병마를 이겨내어 모두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바랍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명자나무꽃몽오리, 회양목꽃, 냉이, 씀바귀

김순조 기자  dd99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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