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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들과 보물들을 만나던 날아가멤논 황금가면
최서현 기자 | 승인 2021.08.13 12:09
포세이돈. 우리나라에 기증 받음

 

그리스는 신들과 인간의 영역이 모호해서 실제 인물인지 신인지 그다지 가릴 필요는 없어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반짝이는 황금가면은 바로 아가멤논의 가면이다. 실제 것이 아닌 이미테이션이 전시되고 있었다.

이집트의 파라오 투탕카멘의 황금가면과 아가멤논의 황금가면이 유명하다는데 사실 그리스의 전쟁 영웅 아가멤논은 실재인물이 아닌 신화 속의 인물일 수도 있고, 가면도 여러 개가 출토되어 그의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한다. 아가멤논과 그 가족들을 중심으로 많은 희곡들이 그리스 비극에서 현대까지 연극 등에 인기있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좌]아카멤논 황금가면  [우]소년벽화 fisherman

 

호머의 일리아드에 처음으로 등장한 아가멤논 왕은 에우리피데스에 이어 아이스퀼로스 또한 현대의 프랑스 라신에 이르기까지 많은 희곡에 등장했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 보이는 그의 황금 가면 뒤에는 감춰진 그의 야욕과 딸을 제물로 바친 비정함이 엿보인다.
한편으론 나 또한 보이지 않는 가면을 쓰고 있지 않나 하는 도덕적 검열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아가멤논 왕은 맨얼굴은 차마 내놓지 못하고 황금으로 덧칠한 가면을 써야만 하는 당위성을 만인 앞에 드러내 놓는다는 나이브한 생각으로 오히려 동정심을 불러일으킨다.

 

[좌]델포이신전의 전차경주자 기증 받음  [우]키클라데스상(BC.3000)

 

그밖에 제우스, 아폴로, 디오니소스 포세이돈 등의 신들과 만나고 기원전 5.6천 년의 신석기시대의 토기들과 고대 그리스인들의 조각 부조들이 전시되었다. 그리스인들은 문명의 발상지답게 그것도 기원전 5.6천 년에서 몇백 년 전의 유물들을 잘 관리하고 있음에 부러웠지만, 우리도 그에 못지않은 유물들이 발굴되고 있으니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조상의 유물들이 전 세계인에게 선보일 날도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아는 만큼 보인다던 유홍준님의 금언이 생각났다. 지식이 일천하여 큰 감동은 없었지만, 그리스인들의 숨결을 느꼈던 시간이었다.

―2년 전 한가람 미술전시관에서

최서현 기자  lavita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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