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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들꽃 여정] ⑤ 금권(金權)화된 카스트
이택규 기자 | 승인 2019.03.20 11:31

■ 페와호수에서 바라본 사랑코트 정상 너머 안나푸르나 산군은 백색으로 빛났다.

페와호 주변에는 호텔과 리조트가 밀집해 있습니다. 그 중 시설 좋은 리조트에 묵게 된 것은 결과적으로 쌓인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틀 전에는 포카라의 세 개 호수 중 루빠레이 호수와 베그나스 호수를 탐방했었지요. 아침에 일어나 조반을 들기 전에 페와 호수 둘레길을 산책했습니다. 코스는 제로갤러리 카페에서 리조트까지 잡았습니다. 제로갤러리 카페(0 Gallery cafe)의 주인은 누구 하면 더듬어 알만한 박아무개의 처제라고 합니다.

페와호(Phewa Tal)는 포카라 남쪽의 해발 800m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네팔에서 가장 높고 큰 라라호수(Rara Lake, 극청정지역)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호수입니다. 이 호수는 안나푸르나 등 히말라야의 설산에서 눈이 녹아 흘러들오면서 형성됐습니다.
호수의 동쪽에는 레이크사이드(Lakeside) 또는 바이담(Baidam)이라 불리는 지역으로서 중심 상권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유럽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지요. 리조트(호텔)도 이곳에 있습니다.

페와호 중앙의 작은 섬에는 바라히 사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라히 사원(Barahi Mandir)은 ‘혼인의 사원’이라고도 불리는데 시바신의 화신(化身)을 모신 절입니다. 사원을 한 바퀴 돌면 연인과 사랑을 이룰 수 있다고 믿습니다.
경내에는 비둘기가 많이 삽니다. 3년 전 이맘때 사원에 들어갔다가 어깨에 비둘기똥 세레를 받고 지독한 냄새에 기겁한 적이 있습니다.

페와호수와 바라히 사원

호텔을 향하여 걷는 동안 수시로 몸을 돌려 뒷쪽 사랑기 마을이 있는 사랑코트(Sarangkot) 너머의 안나푸르나(Annapurna)를 바라봅니다. 하얀 눈을 뒤덮은 산군의 봉우리가 하나 둘 보이더니 보트장에 이르렀을 때는 부분적이나마 산군 전체의 위용에 감탄하여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좌우측 상부에 보이는 설산이 안나푸르나이다.

■ 트레킹 준비를 위해 카트만두로 복귀

카트만두는 해발 1,300m입니다. 포카라보다 약 500m 높고 거리가 200㎞인 카트만두까지는 포카라에 갈 때보다 30분 단축된 7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이웨이라고 하지만 온갖 운송수단이 다닙니다. 길가에는 마을도 있고 사람도 다니며 개와 소도 다닙니다.

괴물 같은 트럭(디자인이 현란하다. 앞과 옆에 모시는 신의 형상을 디자인해 넣었다.)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합니다. 도시에 근접하면서는 더 심합니다. 쓰레기의 대부분은 비닐입니다. 깨진 유리병 조각도 흔합니다. 그 옆에서 양치를 하고 목욕을 하고 빨래를 하고 그릇을 닦습니다. 곳곳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연기와 맞닥뜨리면 코가 맵습니다.

① 일반적인 도로변 상점의 모습    ② 정육점(양 오리 닭 취급)    ③ 먼지가 심해서 교통경찰도 마스크는 필수다.    ④ 차선은 없고 도로면이 울퉁불퉁하나 나름의 질서가 돋보인다.

카스트(Caste) 제도는 폐지됐습니다. 법으로 금지하고 있어서 구속력은 없지만 관습화된 차별은 여전한 듯합니다.
세탁 계급이 아직 있답니다. 20㎏ 정도의 세탁물 값은 100루피(1천원) 정도 한다네요.
청소 계급도 존재한답니다. 누구는 버리고 누구는 청소를 하는데 시나 읍 정도 돼야 어쩌다 청소 시늉을 한답니다. 지방의 도로변은 쓰레기로 몸살을 앓을 지경입니다.
사실상 카스트 제도에 의한 차별화가 아니라 돈의 많고 적음에 따른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네팔은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는 나라이고, 곧 정치 경제 문화 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 등 모든 면에서 발전이 이뤄지리라 믿습니다.

중간에 어떤 읍에 당도하여 차 안에서 먹을 과일을 사는데 간다르바 부족의 청년 하나가 사랑기(Sarangi)를 연주하며 다가왔습니다. 애초 2개 정도 구입해갈 생각이 있었습니다.
악기 값으로 5,500루피를 부르더군요. 흥정해서 3,000루피(3만원)에 합의를 봤습니다. 손때 묻은 것과 나무의 상태 그리고 장식으로 보아 오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부르는 대로 값을 치르고 싶었지만 워낙 흥정이 당연시되어서 그 정도 선에서 마무리지었습니다.

중간 정도에 무글링(Mugling)이라는 마을을 지났습니다. 계곡 우측으로 2시간 정도 가면 인도 국경이라고 합니다.

이 계곡을 따라 북쪽으로 2시간 가면 인도 국경이다.

카투만두에 진입하면서 제가 탄 밴(리무진)이 승용차를 충돌했습니다. 승용차의 뒷부분 모서리에 흠집이 생겼습니다. 아이쿠! 큰일났네. 걱정을 하는데 승용차 운전자가 창문을 열더니 피해상태를 확인하지도 않고 밝은 미소로 손을 흔들어줍니다. 됐으니 그냥 가라는 얘기지요.
그렇습니다. 언성 높이고 삿대질하고 경찰 부르는 따위의 행동으로 옮기지 않습니다. 일부러 사고낸 것도 아니고 어쩌면 자기도 책임이 있으니 각자 수용하자는 의미겠지요.
그렇다 하네요. 더 큰 사고도 심지어 상해사고가 발생해도 웬만하면 수용한다고 합니다.

■ 카투만두 타멜거리 호텔에 여장을 풀고

호텔 1인용 객실에 짐을 풀어놓고 트레킹 장비 몇 가지를 구입하고 로비를 나가려는데 비가 내립니다. 어둑해지는 하늘이 번개와 천둥을 동반한 비를 쏟아붓더니 이내 맞아도 될만큼 줄어들었습니다.
호텔은 타멜거리에 있습니다. 타멜(Thamel)은 여행자의 거리라 불립니다. 온갖 물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골목은 좁고 대체로 택시들의 왕래가 잦습니다. 여러 인종이 뒤섞여 오고가는 길이 매우 번잡합니다.
샌달 물병 스틱 헤드랜턴을 구입했습니다.
물은 끓여서 녹차를 우려내 밤새 식힐 요량으로 물병 옆에 놓아두고 잠자리에 들려 합니다.

내일 아침에는 랑탕(Langtang) 트레킹 출발지역으로 7시간에 걸쳐 이동합니다. 6박 일정입니다. 캐리어는 호텔에 보관하고 배낭 하나와 작은 쌕(허리가방)만 가져갑니다.

비에 젖은 타멜거리에서 다섯 번째 편지를 드립니다.

타멜의 밤거리

이택규 기자  we-e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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