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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 600개를 이용한 인간 생명의 보호?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최근 체세포복제배아연구 승인 유감
한국여성연합신문 | 승인 2016.07.06 17:21

지난 3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체세포복제배아 연구 승인에 대한 성명’을 내놓고 체세포 복제배아연구에 우려를 표하는 한편 이를 승인한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 생명 문화를 건설하는 데 이바지할 것을 촉구했다.

난치병 치료 연구를 위하여 체세포복제배아의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인간 생명의 보호라는 하나의 명제를 놓고 의학계와 가톨릭교회 양쪽이 대립하는 지점은 바로 인간 생명의 출발에 대한 견해 차이 때문인데 안타깝게도 이 부분에서는 의학계 안에서도 합의된 명쾌한 답을 갖고 있지 못하다. 이 때문에 양쪽 다 인간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을 놓고 서로 다른 견해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법으로 제한되는 부분, 예를 들면 낙태나 상속과 같은 문제에 있어서만 규정을 구체적으로 하는 편이지만 그 외에는 계속되는 논란 속에 머물고 있다. 어쩌면 생명의 정의는 그만큼이나 섬세하고도 종교적, 혹은 철학적인 위치에 머물고 있어야 하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의학계에서 대체로 동의되고 있는 부분은 인간의 생명은 첫째, 연속성 안에 있다는 점이다. 누구도 인간 생명의 시원을 알 수 없고, 낙태 옹호론자인 캘리포니아대학교의 하딘(Garret Hardin) 교수의 말처럼 “생명이 가끔 끝나기는 하지만, 결코 시작은 없다. 단지 한 세포에서 다른 세포로 옮겨 갈 뿐”으로 부모의 살아있는 세포를 통해 연속적으로 생명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둘째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됨으로 인하여 시작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시작된다는 것은 새로운 개체의 시작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논란이 시작된다. 새로 시작된 새로운 개체가 ‘인간다움’을 갖고 있는 개체인가 하는 점과 그렇다면 언제부터 인간다운 개체로 봐야 하는 것인가라는 점 때문이다. 물론 가톨릭교회는 과거로부터 일관되게 인간 생명을 정자와 난자의 수정시점부터라고 주장해왔다.

 

이 지점에서 생명의 시원을 놓고 벌어지는 오래된 논쟁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 바뀌는 법으로 또는 제도로 누가 수혜를 혹은 피해를 입는가를 살피면 되지 않을까? 의학계의 주장처럼 인간 생명의 보호, 즉 난치병의 치료를 위하여 연구가 필요하다면 체세포복제배아를 위해 난자를 제공해야 하는 여성의 생명도 존중해야 마땅하다. 난자는 잘 알다시피 매일 생산되는 공산품이 아니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 최근 한시적으로 승인한 차의과대학 줄기세포연구팀의 연구계획에는 난자 600개가 사용될 예정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600개, 실패로 버려지는 것까지 감안하면 더 많은 수의 수정란이 연구를 위해 사용되는 것이다. 당연히 난자 공여 여성들의 건강권(생명권)이 우려된다. 게다가 그 배아는 줄기세포주를 만든 후 사람으로 자라나지 않게 된다. 이는 수정 즉시 생명의 시작이라고 보는 측의 눈으로는 생명의 ‘대량학살’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는 “난치병 치료 연구가 활발히 전개되고 장려받아야 하지만, 인간 생명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면서 “인간 배아를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고 금지하지 않으면 생명 존중은 공허한 언어에 불과하다”고 밝히는 것이다. 생명 보호라는 미명 아래 소외되는 생명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일부 의료기관의 상업적 성공과 연결된다.

 

세상의 이익집단이 더 큰 이익을 향해 달려가는 것은 당연한 존재의 이유이다. 다만 그 존재의 이유를 달성하기 위하여 주위를 돌아보지 않고, 극도의 이기적인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 또한 당연한 속성이다. 그래서 윤리를 이야기하고, 무한질주를 막기 위한 법질서가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이어온 이 논쟁에 칼로 자르듯 답을 내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과거 황우석 사태를 통해 우리는 연구라는 미명아래 고통 받았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알고 있으며, 타인의 생명을 돌보지 않는 무한 이익으로의 질주를 경험했다. 그래서 이번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결정이 아쉬운 것이다. 우리의 판단에 프랑스의 소아과 의사이며 유전학자인 제롬 르쥔느(Jerome Lejeune) 교수의 오랜 경험과 지식에 따른 흥미로운 철학적 견해가 힌트가 되길 바란다.

“만약 수정된 난자가 그 자체로 완전한 인간 존재가 아니라면, 그것은 결코 인간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인간 아닌 것이 인간이 되려면)어떤 것이 덧붙여져야 할 텐데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기고: 유영훈 (stephen304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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