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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교권 이대로 두어야 하나
이혜옥 | 승인 2017.09.14 23:59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옛말은 더 이상 현실에서 찾아볼 수 없는 말이 되었다. 엄격했던 사제지간의 예의범절은 사라진 지 오래, 오히려 스승이 제자의 눈치를 보거나 두려워하는 세상이 되었다.

학생인권 조례 안에 체벌금지가 포함되면서 갈수록 교권추락 현상이 악화되었다. 학생 폭력 처벌에 불만을 품은 학부모가 흉기로 교감을 위협하고, 남학생이 여교사를 10여 차례 흉기로 때린 사건은 사회에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또한 울산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수업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압수당한 것에 불만을 품고 교무실로 찾아가 교사를 무차별 폭행해 전치 8주의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해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이 외에도 서울 A고등학교에서 흡연하는 학생을 훈계하자 도리어 멱살을 잡혀 경찰까지 출동하는 사건이 있었다. 경기도 B고등학교에서는 남학생 5명이 기간제 교사를 수차례 빗자루로 때리고 머리를 밀치는 동영상을 촬영해 배포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들의 피해자인 교사들은 정신적인 충격으로 휴직을 한 상태이지만 교권을 침해한 학생들은 학생인권 보호 하에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다.

교육부에 접수된 교권 침해 사례는 최근 5년간 2만7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평균 5000건 이상의 교권침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현행법상 교육활동 침해 학생의 전학이나 학급 교체를 허용하지 않아 가해 학생과 계속 대면해야 하는 교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올해 새학기부터는 교권 침해 학생들을 강제로 전학시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교사를 폭행한 경우에는 심의를 거쳐 학부모 동의 없이도 전학을 시키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개정안은 가해 학생이 전학하기 전 반드시 특별교육이나 심리치료를 받도록 했고 이의가 있는 경우 재심을 청구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했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학교를 강제로 전학시키는 것이 교육적인가 하는 의견이다. 문제 학생을 ‘주홍글씨’로 낙인찍어 ‘폭탄 돌리기’ 식으로 돌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 시선도 있다. 무너지다 못해 추락한 교단의 현실에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교사들은 교육적으로 학생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입장 간에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교권 보호법(교권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되었다. 이에 학교는 교권침해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되었고, 피해 교사는 교육청의 교원 치유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지난 4일 울산시 교육청은 '2017년 교육활동 보호 매뉴얼'을 제작해 전 학교에 안내하는 등 각 교육청마다 교육활동 보호의 개념, 교권보호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 교육활동 침해 예방 활동, 교육활동 침해 유형별 대응 방안, 교육활동 침해 피해교원 치유 지원, 각종 Q&A/법원판례, 부록으로 각 종 법규 및 서식 등을 포함해 학교현장에서 쉽게 활용 가능한 매뉴얼을 개발하고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교원치유는 피해교사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것으로 예방에는 효과가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있다. 특히 각 교육청마다 교원치유센터가 있지만 사실상 교사들에게 큰 힘이 되지 못하는 지원체계라는 지적이다. 현재 교권보호법 재개정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상태지만 이 법이 통과 시행되면 교원들의 교권이 보장돼 교권 침해 사례가 사라지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법을 만들면 사회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이슈가 되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문제의 해결 방안을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을 진단하는 데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이혜옥  79hye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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