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마광수는 옳다’(연세대국어국문학과학생회/사회평론/1993), ‘즐거운 사라’(청하/1992), ‘운명(사회평론/1995)’

5일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마광수(1951∼2017) 전 교수.

노태우 정권 말기인 1992년 10월, 고인은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중 ‘음란물 제작 및 배포 혐의’로 긴급 체포되었다. 1992년 8월 출간한 장편 <즐거운 사라>(청하) 때문이었다. 1998년 복직되었으나 2000년에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마 교수의 성에 대한 담론엔 동의하지 않지만, ‘들 야(野)’자에서 ‘야하다’의 어원을 찾는 그가 헨리 밀러보다 못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사라로 등마하고 사라로 낙마한 자유주의자 마광수는 <운명>(사회평론, 1995)을 통해 주역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선보이기도 했다.

수많은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표현의 자유가 맹목적으로 억압된다면 정의로운 사회라고 할 수 없다.

존 스튜어트 밀의 말처럼 ‘우리가 어떤 의견을 반박하고 반증할 수 있는 자유를 완전하게 지닌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우리 자신의 의견이 진리라는 것을 정당화시켜 주는 조건’이 된다.

변자형  asadan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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